커뮤니티 > Microorganism



Microorganism 플레밍과 왁스먼 <20세기 인간이 만들어 낸 으뜸 약>
2013-09-30 14:41:44

플레밍과 왁스먼

 

<20세기 인간이 만들어 낸 으뜸 약> 

프론토질의 발견은 실제로 화학약품이 매우 다양한 박테리아성 감염에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고 특히 폐렴에 대한 사망률을 현저하게 줄였다. 그러나 산바르산 606호와 설파제는 다양하게 응용되었지만 독성을 지닌 비소가 약품의 주성분이였기 때문에 종종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켰다. 또한 이 약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많은 박테리아들도 여전히 존재했다. 
학자들은 산바르산 606호나 설파제를 통하여 병원균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자 진실한 ‘마법의 탄환’이 어디엔가 존재한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학자들의 예상은 옳았다.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마법의 탄환이 그야말로 혜성같이 등장한 것이다. 이 정도 이야기하면 거의 모든 독자들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인지 눈치를 챘을 것이다. 

20세기 인간이 만들어낸 약 가운데 으뜸이라는 페니실린이 그것이다. 페니실린은 현대 의학적 사고의 산물이라고 할 ‘마법의 탄환(magic bullet)’, 즉 특효약의 범주에 진정으로 걸 맞는 최초의 약일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명을 가장 많이 구한 약이다. 이 단원은 찰스 플라워스의 글에서 많이 참조했다.

▲ 알렉산더 플레밍 ⓒ

페니실린은 발견부터 극적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플레밍(Sir Alexander Fleming)은 제1차 세계대전 동안에 프랑스로 파견되어 부상병의 치료를 담당한 후 귀국해서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전쟁 기간 동안 상당수의 부상병들이 부적절한 치료로 희생되는 것을 목격했다. 
1922년 플레밍은 감기에 걸리자 자신의 콧물을 조금 채취해서 배양하면서 관찰하고 있었다. 배양 접시는 황색 세균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그의 눈물 한 방울이 배양 접시에 떨어졌다. 다음날 배양 접시를 조사해 보니 눈물이 떨어진 부분은 깨끗해져 있었다. 
그는 인간의 조직에는 해가 안 되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눈물에 함유되어 있는 항생 효소를 ‘리소자임(lysozyme)’라고 불렀다. 그것은 그리스어로 ‘녹인다’라는 의미의 ‘리소(lyso)’와 ‘효소’를 의미하는 ‘엔자임(enzyme)’의 어미를 딴 것이다. ‘세균을 녹이는 효소’라는 뜻의 리소자임은 눈물, 타액, 점액, 달걀 흰자위 그리고 식물들을 포함하는 다양한 살아 있는 유기체와 체액 속에 존재하는 물질이다. 
플레밍은 예상치 못한 대 발견을 했다고 좋아했지만 결과는 그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 리소자임은 인간에게 비교적 무해한 박테리아는 죽일 수 있었지만 인간의 질병을 야기하는 대부분의 박테리아는 죽이지 못했다. 플레밍은 리소자임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더 이상 연구하지 않았다.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으로 돌아간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1928년 7월, 런던의 세인트메리 병원 의과대학에서 포도상구균 계통의 화농균을 배양하던 플레밍은 스코틀랜드로 휴가를 떠나기 전에 연구실의 창문을 닫는 것을 깜박 잊는다. 그리고 그가 배양하던 포도상구균이 든 배양 접시의 뚜껑이 우연히도 약간 열린 채 방치된다. 그런데 그가 휴가를 떠나고 없는 동안 공중에 날아다니던 곰팡이균이 방으로 들어와 그 배양 접시에 떨어진다.

▲ 플레밍이 직접 찍은 배양접시 사진. 용해성 포도상 구균으로 알려진 세균은 곰팡이균 근처에서는 모두 죽고 배양 접시 아래쪽 가장자리에만 살아남은 것을 볼 수 있다. ⓒ

휴가에서 돌아온 플레밍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푸른곰팡이가 떨어진 곳에 있는 세균의 무리가 죽어 버린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반면에 그 곰팡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박테리아들은 살아 있었다. 
플레밍은 눈물이나 침에 들어 있는 효소인 리소자임을 연구한 실적이 있었으므로 곧바로 곰팡이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에는 연구 결과가 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문제의 곰팡이를 배양하여 새로운 액체배지에 옮기고 다시 1주일이 지난 뒤 남은 배양액을 1천 분의 1까지 희석시켰는데도 이 액체에 포도상구균을 넣자 그 발육이 억제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사람의 백혈구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곰팡이 자체가 아니라 곰팡이가 생산해내는 어떤 물질이 강력한 항균 작용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그 곰팡이는 페니실리움(penicillium) 속(屬)에 속하는 것이었으므로 플레밍은 곰팡이가 생산하는 물질 자체를 페니실린이라고 불렀다. 
계속된 연구를 통해 플레밍은 650여 종에 달하는 페니실리움 속에 속하는 곰팡이의 대부분은 페니실린을 만들지 않고 특정한 종, 즉 자신이 배양하고 있던 포도상구균의 성장을 억제했던 페니실리움 노타툼(Penicillium notatum)을 비롯한 단 몇 종류의 포자만이 페니실린을 생산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 플레밍에게는 그야말로 엄청난 행운이었던 것이다. 

플레밍이 그야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행운아라는 것은 그 곰팡이는 플레밍의 연구실 아래층에서 다른 연구자들이 연구하던 것이었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아마도 바람에 날려서 위로 올라왔다는 것이 사실일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곰팡이가 뚜껑이 없는 배양 접시에 내려앉았다는 것도 우연이라면 우연이 아닐 수 없다.

▲ 치즈, 푸른곰팡이류는 매우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는 것으로 치즈를 만드는 데에도 이용되고 있다. ⓒ

사실 푸른 곰팡이류는 매우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는 것이다. 프랑스가 세계적으로 내세우는 것으로 포도주와 치즈가 있는데 로크훠르라는 치즈는 파란색으로 코를 톡 쏘는 독한 맛을 낸다. 가격도 다른 치즈에 비해 월등히 비싼데 로크훠르 특유의 색과 맛은 바로 푸른곰팡이의 일종인 페니실리움 로크훠티(Penicillium roqueforti)가 치즈 전체에 자라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 독자들은 우리 한국에도 무언가 유사한 것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바로 콩으로 만드는 메주이다. 구수한 된장찌개를 만드는 메주에는 곰팡이가 피어있는데 메주에 곰팡이가 잘 펴야 장맛이 좋다고 한다. 이것은 메주에서 자라는 곰팡이가 콩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단백질분해효소를 분비해 단백질 덩어리를 아미노산으로 쪼개주기 때문이다. 메주에서 콩 단백질을 분해하는 곰팡이를 흔히 누룩곰팡이(Aspergillus)라고 하는데, 인체에 무해한 것은 물론이다.

▲ 산사의 메주, 곰팡이를 이용해 콩 단백질을 분해하여 만드는 메주는 최근의 연구에서 항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사진 북두칠성). ⓒ

메주에 항암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는데, 메주 곰팡이가 특정 병원균에 대해 ‘마법의 탄환’이 될지 모른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메주 곰팡이가 노벨상의 반열에 놓여 질 순간이 오기를 기대한다. 
다시 플레밍으로 돌아간다. 플레밍은 이어서 페니실린이 여러 종류의 세균에 대해 항균작용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다행하게도 페니실린으로 퇴치가 가능한 세균들은 인간에게 심각한 전염병을 옮기는 것이 많았다. 폐렴균, 수막염균, 디프테리아균, 탄저균, 가스괴저균 등 인간과 가축들에게 무서운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들에 효과가 컸다. 반면에 결핵균, 대장균, 인플레인자균 등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페니실린의 장점은 다른 약물들과는 달리 백혈구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페니실린 이전에 개발된 여러 항생물질은 세균의 성장과 발육에 억제 효과를 가지지만 인간의 세포에 대해서도 치명적인 손상을 주곤 했다. 페니실린은 이러한 문제점이 없었다. 
페니실린은 동물과 박테리아 세포의 차이를 민감하게 식별한다. 페니실린은 직접 박테리아를 죽이지 않지만 박테리아가 세포벽을 만드는 것을 방해하여 결국 박테리아가 적절하게 번식할 수 없게 만들어서 죽게 한다. 페니실린이 박테리아는 공격하지만 사람의 세포는 공격하지 않는 이유는, 박테리아와 같은 튼튼한 세포벽을 사람이나 다른 동물들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레밍은 페니실린의 실용화에는 실패했다. 이에 대해서 플레밍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페니실린이 언젠가는 치료약으로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제가 믿게 된 이유는 그것이 백혈구에 아무런 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략) 저의 생각으로는 이것을 농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페니실린의 농축을 시도했는데 알아낸 것은... (중략) 페니실린은 쉽게 분해되며, 그리고 우리의 간단한 방법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설파제가 큰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때문에 플레밍의 공동연구자인 레이스트릭은 페니실린을 농축하려는 연구를 실패하자 더 이상 페니실린을 실용화하는 연구를 하지 않았다.

▲ 플로리(좌)와 체인(우) ⓒ

플레밍은 여기에서도 기회를 잡았다. 플레밍이 페니실린으로 실용화하는 연구를 중단하고 있을 때 플레밍과 직접 일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옥스퍼드 대학의 병리학자 플로리(Lord Howard Walter Florey)와 생화학자 체인(Sir Ernst Boris Chain)이 그 작업을 수행한 것이다. 
플로리는 눈물과 침 등 점액에 들어있다는 리소자임과 페니실린에 관한 플레밍의 논문에 주목한 후 자신이 약제를 개발하겠다고 도전했다. 놀랍게도 플로리와 체인은 미국의 록펠러 재단에서 연구비를 받아 단 6개월 동안의 노력 끝에 페니실린의 정제된 결정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 분말을 200만 배로 희석한 용액도 세균을 죽일 수 있었다. 페니실린이 발견된 지 12년 후의 일이었다. 
1940년 5월, 플로리와 체인은 연쇄상구균에 감염된 쥐 집단 중 절반에게 페니실린을 시험 투여했다. 페니실린을 투여하지 않은 생쥐들은 감염된 지 16시간 반 만에 모두 죽었지만 페니실린을 투여한 쥐들은 건강하게 살아남았다. 
학자들은 플로리와 체인이 생쥐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는 것이야말로 항생제 발명에 있어 획기적인 기적으로 평한다. 당시에는 생쥐와 유사한 기니피그(일명 모르모트)를 실험동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그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생쥐를 선택했다. 그런데 페니실린은 기니피그에는 독성을 지니지만 생쥐에는 독성이 없었다. 페니실린의 발견이 얼마나 우연에 우연이 겹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1941년에 패혈증으로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는 환자에게 최초로 페니실린이 투여되었다. 그 환자는 입가에 생긴 부스럼에 세균이 침입하여, 황색의 포도상구균과 녹농(綠膿)의 연쇄상구균이 온몸에 퍼져 있었고 설파제도 효력이 없었다. 그러나 환자는 페니실린이 투여되자마자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그런데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이 환자는 충분한 페니실린을 투여하지 못해 사망했다고 한다. 
마침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전투에서 사망하는 장병보다 병사들이 밀집한 전선에 창궐하는 전염병의 치료와 예방이 더욱 큰 문제가 되자 미국 정부는 페니실린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미국 정부는 페니실린의 대량 생산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여했다. 
페니실린이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곰팡이를 대량 배양해야 했다. 그러나 곰팡이는 배양수조의 표면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균의 배양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구나 곰팡이들이 자라려면 공기가 많이 필요로 했다. 따라서 공기를 수조 속으로 불어넣으면서 수조액을 휘저어 주어야 하는데 이때 불필요한 세균이 들어가는 단점도 있었다. 
물론 그 어려운 문제를 플로리와 체인은 극복하였다. 그들이 개발한 배양방법에 의해 몇 톤이나 되는 커다란 탱크에서 페니실린이 대량으로 생산될 수 있었다. 특히 칸달루프 멜론에 부착된 푸른곰팡이(페니실리움 크리소게남)를 이용하면 페니실린의 생산량을 20배로 올릴 수 있었다. 
이들의 성공에 대해 플레밍은 다음과 같이 겸손하게 말했다고 황상익 박사는 적었다. 
‘페니실린 발견의 제1막은 순전히 우연의 소산이다... (중략) 우선은 모든 조작을 시험관에서 수행했다. (중략) 커다란 수조에서 곰팡이를 배양하는 방법을 고안하기 전에는 훌륭한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곰팡이는 수조 표면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배양 성적이 신통하지 않았다. 곰팡이들이 자라라면 공기가 많이 필요하므로 공기를 수조 속으로 불어넣으면서 수조액을 휘저어주어야 한다. 이때 세균이 섞여 들어가면 좋지 않은데 그렇게 조작하기란 쉽지 않다. 
(중략) 그것이 기술상 가장 까다로운 부분인데 마침내 그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러한 대량 생산은 미국인들이 이룬 여러 가지 성과 가운데 하나로써 몇 톤이나 되는 커다란 탱크에서 페니실린을 대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작업 과정도 단순화되어 노동력도 덜 들게 되자 당연히 생산비도 낮출 수 있었다.’ 
대량 생산에 성공한 페니실린은 1943년부터 전선에서, 1944년부터는 민간에서도 널리 사용되어 수많은 전염병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켰다. 1945년에 노벨상 위원회는 페니실린의 발견 및 전염병에 대한 치료 효과의 발견과 개발 업적을 토대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수상자는 플레밍. 체인, 플로리였다. 
<또 다른 페니실린을 찾아라> 
페니실린의 발견은 경제적이면서도 효과가 있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의약품 사상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한 곰팡이 등을 통해 새로운 약제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인간에게 가져다주어 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퇴치할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성을 인간에게 심어 주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페니실린 발견 이후 수많은 연구원들이 곰팡이들로부터 항생 물질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새로운 질병이 생기면 그 질병을 곰팡이 등으로 퇴치하려는 일련의 연구들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노벨상의 수상 여부로도 알 수 있다. 원래 노벨상은 인류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것은 물론 독창적이면서 창의적인 연구 결과에만 수여한다. 아무리 인간에게 큰 공헌을 했더라도 독창적이 아니라면 적어도 노벨상의 대열에서는 탈락했다. 

그런데 여기에도 예외적인 일이 있는데 그것은 플레밍의 연구 방법을 그대로 답습한

▲ 아브라함 왁스먼 ⓒ

왁스먼(Selman Abraham Waksman, 1888~1973)의 경우이다. 노벨상 역사상 똑같은 방법으로 반복된 연구에 대해 노벨상이 수여된 예는 왁스먼이 유일하다. 물론 왁스먼이 노벨상을 받은 데는 그만한 충분조건이 있다. 그것은 인류가 태어난 이래 수많은 인간들을 괴롭힌 결핵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바로 왁스먼에 의해 발견된 스트렙토마이신이다. 
왁스먼은 1888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농학을 전공하고 1920년에 레트거즈 대학교의 토양미생물학 교수가 되었으며 1927년에 『토양미생물학 원리』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유명해졌다. 그가 항생제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이다. 그는 각각 선택된 배지에 여러 가지 균주를 배양하면서 흙을 배지에 첨가시켰을 때 세균 증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했다. 
그의 연구는 배지에 첨가된 미생물이 증식하면서 오염을 유발하므로 그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데다가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매우 지루한 작업이다. 알려진 이야기로는 왁스먼이 관찰했던 세균은 무려 1만여 종에 달한다. 이것은 적어도 1만여 개의 배지를 만들었다는 뜻으로 그가 얼마나 어려운 일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왁스먼은 묵묵히 이 작업을 계속하면서 흙 속에는 수많은 세균들이 존재하며 동물이나 식물이 부패하여 사라지는 것은 이들 미생물에 의하는 것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당연히 왁스먼은 토양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병원성 미생물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의 목표는 페니실린의 효과를 능가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왁스먼은 1만여 종 중 1천여 종이 살균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점점 가능성이 있는 물질의 수를 차차 줄여 열세가지 세균을 선별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 왁스먼은 방선균의 일종(streptomyces griceus)이 페니실린으로 해결할 수 없던 장티푸스나 결핵균을 비롯한 많은 균주에 대해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것이 유명한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이다. 계속적인 연구로 스트렙토마이신은 2개 또는 그 이상의 아미노당이 배당체성 결합으로 중심부에 있는 육탄당 핵에 연결되고 있는 구조를 하고 있음도 밝혔다. 
스트렙토마이신의 장점은 여러 균주에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결핵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결핵의 일차약제로 사용되지 않는 대신 장내 구균성 심내막염, 페스트, 야토병, 브루셀라 감염증 등에 이용된다고 예병일 박사는 적었다. 1952년 미국 세균학회는 세균이 분비하는 항균 물질을 항생제(antibiotics)로 명명하여 현재까지 사용된다. 
왁스먼도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다. 왁스먼이 결국 노벨상까지 받아 커다란 보상을 받았지만 왁스먼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뻔했다. 그것은 왁스먼이 공식적으로 항생물질을 발견한 1943년보다 훨씬 전에도 스트렙토마이신을 발견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병일은 왁스먼이 기회를 놓친 정황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첫 번째 기회는 1916년 약 3년간 스트렙토마이신을 연구할 때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당시 왁스먼은 방선균으로부터 스트렙토마이신을 분리했으나 그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이 잘못되어 무시했다. 
두 번째는 1932년의 일로 배양한 결핵균에 곰팡이가 생기자 결핵균이 죽어 버렸다는 이야기를 동료 연구원들로부터 들었으나 이를 무시했다. 
마지막으로는 그의 외아들인 바이런이 의과 대학에 재학 중 일 때 아버지에게 몇 가지 곰팡이와 방선균으로부터 항생 물질을 찾아보자는 제의를 했지만 그는 아들의 의견을 무시했다. 학자들은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된 아들에게 물질 분리 방법에 대해 조언만 해주었다면 그의 연구 업적은 보다 빨리 이루어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같이 왁스먼의 스트렙토마이신의 발견이 다소 늦어진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것은 그가 일찍 발견했더라면 그동안 스트렙토마이신으로 치료받지 못해 사망해야 했던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왁스먼은 가장 행복한 사람 중에 한 명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중단 없는 항생물질 개발> 
왁스먼은 미생물에 의해 생합성되며 다른 미생물의 생장을 저해하는 물질을 항생제라 정의했다. 그런데 미생물로부터 항종양?항바이러스 기능을 가진 물질들이 발견되면서 현재는 항생 물질의 정의를 항균성 물질로 한정한다.'현재까지 발견된 항생 물질의 수는 약 5,000개 정도이며 이를 토대로 3만 가지 이상의 유도체가 만들어졌고 그 중 50종 이상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항생물질의 사용 범위도 넓어져 사람이나 가축의 의약품뿐만 아니라 농약이나 발육 촉진을 목적으로 한 가축 사료 첨가제 등으로도 널리 사용된다. 일부 학자들이 양식된 어류들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대부분 어류들을 양식할 때 많은 항생제를 살포하기 때문이다. 
미생물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경구 투여가 가능해지자 항생제는 급속히 보급되었다. 그런데 항생제의 개발은 인류가 예상하지 못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항생제가 특효약이라는 소문이 돌자 조그마한 질병에도 무단 남용되자 내성균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항생제라는 창이 나타나자 미생물들도 내성이라는 방패를 만들었다고도 비유된다. 
이것은 미생물이 내성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내성이 있는 돌연변이종이 생겨나거나 내성을 갖고 있었던 미생물은 정상 미생물의 경우는 모두 죽을 때에도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생물은 빨리 증식하기 때문에 한 번 돌연변이가 생기기 시작하면 신속하게 형질 전환이 진전된다. 
물론 하나의 항생제가 실패하면 다른 많은 항생제로 내성을 갖고 있는 변종을 공격할 수 있다. 새 항생제와 옛 항생제의 합성 변이물을 사용하여 치료할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어떤 돌연변이체도 면역성을 갖지 못하게 하는 항생제를 개발하여 특정 미생물이 살아남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생제로 전염성 미생물을 퇴치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자 학자들은 새로운 방향의 치료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세기 후반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분자의학 즉 유전자 기법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가장 학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찾아 진단에 이용하거나 그 유전자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 치료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 개발되는 약들은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이 합성되는 발현 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약제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병일 박사는 추정했다. 
분자생물학의 기본 개념에 따라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로 나뉘어 진다. 
첫째, 유전자가 mRNA로 전사되는 과정을 억제하거나 항진시키는 방법둘째, mRNA가 단백질로 번역되는 과정을 억제하거나 항진시키는 방법셋째, 유전자로부터 형성된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항진시키는 방법. 
생명과학의 발전으로 유전자가 mRNA로 전사되는 과정을 조절하는 유전자나 단백질도 차례차례로 밝혀지고 있다. 당연히 이들 단백질을 이용하여 치료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인류를 괴롭힌 많은 질병들이 천연두처럼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렇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지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을 마다하지 않을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데 인간들은 위로를 느낄 것이다.
참고적으로 2000년 《동아일보》에서 지난 100년 동안 노벨생리?의학상 분야에서 최고의 업적으로 뽑은 5개 분야의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① 왓슨과 크릭, 윌킨스의 DNA 발견② 플레밍, 플로리, 체인의 페니실린 발견③ 밴팅과 매클리어드의 인슐린 발견④ 코흐의 결핵균 발견⑤ 루이스와 위샤우스, 뉘슬라인의 초기 배아 발생의 유전학적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 

5가지 분야 중에서 두 분야가 마법의 탄환과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얼마나 인간에게 큰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동 KAIST문지캠퍼스강의동L605호 대표이사:(원장)서범구 사업자번호:314-86-01479
전화번호:1800-0250 팩스번호:07074559748 관리자이메일:puom9@naver.com
이엠생명과학연구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