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 미생물이야기



미생물이야기 속 대부분의 미생물은 아무 해를 입히지 않거나 오히려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나쁜 미생물을 물리치는 구실을 한다.
2013-08-01 14:20:58
이엠생명과학연구원

 

우리 몸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

 

우리 몸은 약 60조에서 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몸 속 미생물의 수는 적어도 이 숫자의 10배 가량이나 많다. 다행히 미생물들은 세포의 1백분의 1에서 1천분의 1 이하의 크기라 눈에 보이지 않는다. 미생물들이 일일이 눈에 보이면 신경이 쓰여 아무 일도 못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생물이라고 하면 병을 일으키고, 쓰레기 냄새를 풍겨 기분 나쁘고 불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 속 대부분의 미생물은 아무 해를 입히지 않거나 오히려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나쁜 미생물을 물리치는 구실을 한다. 우리 몸에 항상 존재하는 미생물을 모두 합쳐 정상균총(microflora 혹은 microbiota)이라고 부른다. 정상균총은 정상적인 상태에 존재하는 미생물 전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정상균총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병이 생길 수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 몸에 어떤 미생물이 살고 있는지 아는 방법은 미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배지에 샘플을 접종해 자라나는 미생물을 관찰하는 것이 유일했다. 이 방법은 우리가 만든 배지에서 자라는 미생물만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일반적인 배양 방법으로는 자라지 않는 혐기성 미생물과 배양 조건이 독특한 미생물들을 관찰할 수 없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배양 방법으로 우리 몸의 미생물은 물론 흙이나 물 등 생태계에 존재하는 전체 미생물의 10%도 알아내지 못했다.

 

최근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증폭하거나 자르는 등의 분자생물학적 방법의 발달로 미생물을 배양하지 않고도 어떤 미생물이 존재하는지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전혀 뜻하지 않던 곳에서도 새로운 미생물이 많이 발견되었다.

 

01. 피부속의 미생물

 

성인의 피부는 약 2 m2(약 0.6평)로 부위마다 피부의 성질이 서로 다르다. 대부분의 피부는 건조하기 때문에 미생물이 잘 자라지 못하지만 비교적 습기가 많은 피부의 땀샘이나 그 주위에는 꽤 많은 수의 미생물이 있다. 겨드랑이나 성기 주위에는 아포크린샘이라는 땀샘이 많이 분포해 따뜻하고 습기가 높아 많은 미생물이 자라고 있다. 이런 미생물이 땀을 분해해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만들어 암내를 만들기도 한다. 사람의 땀은 주로 산성이고 아미노산, 염분, 젖산, 지방이 많아 미생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많다. 여름에 특히 땀 냄새나 발 냄새가 심한데, 이는 미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인 많은 수분과 높은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Propionibacterium acnes)라는 미생물은 피부의 정상균총이지만 모공(땀구멍)이 막혀 피지가 쌓이면 마구 증식해서 여드름을 만든다. 이 미생물은 어린아이에게서는 발견되지 않고 16~17세가 되어서야 처음 나타난다. 이 미생물은 모두 2,333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일부 유전자가 피부 세포와 조직을 파괴하는 효소를 만들어 피부를 공격해 파괴된 피부 조직을 먹고 자란다. 이 미생물과 흔히 화농균 혹은 황색포도상 구균이라고 부르는 미생물들이 만드는 단백질이 면역체계와 상호 작용해 여드름을 일으킨다.

 

02. 입속의 미생물

 

우리 몸에서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입 속이다. 입 안은 라이소자임이라는 단백질 효소가 들어 있는 침을 지속적으로 분비해 미생물을 죽인다. 이 라이소자임이라는 효소는 미생물의 세포벽을 공격해 미생물이 터져 죽게 하는 효소이다. 하지만 입 안에는 항상 영양분이 많아 미생물이 성장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어서 이 효소만으로는 미생물이 자라는 것을 완벽히 막을 수 없다. 이를 잘 닦지 않으면 입 속 음식물 찌꺼기가 미생물에 의해 부패해 냄새가 나기도 하고 충치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강력한 살균제로 입 속 미생물을 모두 없애면 해로운 미생물이 본격적으로 자란다. 곰팡이의 일종인 캔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가 아구창 같은 질병을 일으킨다.

입 안에는 7백여 종의 미생물이 사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 가운데 60% 이상이 아직 배양되지 못했다. 배양되지 않은 미생물을 검출하기 위해 샘플의 DNA로부터 16S 리보소옴RNA(rRNA)유전자(미생물의 리보소옴을 구성하는 리보소옴RNA로, 다른 유전자에 비해 변이가 적다)를 증폭하고 클로닝하여 대장균을 변형(transform)시키는 방법으로 각 유전자 서열을 알아본 결과, 입 안 구석구석마다 20~30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었다. 일반 사람에게서 보통 발견되는 미생물의 수만도 34~72종에 이른다. 하지만 풍치와 충치와 관련된 균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충치를 예방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치아 표면에 불소를 얇게 덧씌우거나(도포) 수돗물에 불소를 넣어 공급하는 방법이 있다. 불소는 치아의 칼슘과 결합해 미생물이 만드는 유기산에 의한 침식을 막아 충치를 예방한다. 최근에는 설탕 대신 감미료로 자일리톨을 많이 사용한다. 자일리톨은 단맛을 내면서도 설탕과 달리 스트렙토코쿠스 무탄스균 등의 충치균이 자일리톨을 사용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자일리톨은 당분과 비슷한 구조로, 미생물들이 먹잇감으로 생각하고 끌어들이지만 사용할 수 없어서 세포 안에 쌓아 놓기만 하고 배부른 상태에서 굶어 죽는 것이다.

충치에 걸리지 않으려면 입 속의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당분을 먹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겠지만, 바로 양치질을 해서 씻어내는 것이 그 다음에 취할 수 있는 차선의 방법이다. 연구에 따르면, 당분을 섭취하고 나서 1분 30초 뒤면 미생물로 인한 충치가 시작된다.

최근에는 빛을 이용하여 입 냄새를 없애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입냄새는 입 속의 산소에 노출되면 죽는‘그람(Gram) 음성 혐기성’미생물이 단백질을 분해해서 생긴다. 그람 음성균은 세균을 염색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그람 염색에서 빨간색으로 염색되는 세균을 말한다. 최근에는 이런 미생물이 400~500 nm 파장의 푸른색에 민감하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를 응용해 입 안에 빛을 쪼였을 때 그람 음성 구강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억제되어 입 냄새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빛으로 구강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03. 위속의 미생물

 

일반적으로 위에는 항상 강한 산성을 띠는 위산이 있어 입 속에 있던 많은 미생물이 소장 등의 소화관으로 옮겨 가는 것을 막는 일차적 방어벽 노릇을 하기 때문에 어떤 미생물도 살 수 없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다 2005년도에 노벨상을 수상한 베리 마셜(Barry Marshall) 박사가 스스로 헬리코박터 필로리(Helicoacter pylori)균을 마셔 위궤양이 발생하는 것을 증명하여 위에도 미생물이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실은 마셜 박사 이전에도 위에 살고 있는 미생물 종이 여러 알려져 있었고, 이 미생물들은 대부분 헬리코박터 필로리와 같이 위산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헬리코박터 필로리는 나선형(헬리콥터 모양)으로 꼬인 모양을 한 미생물로,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이 미생물에 감염되어 있다. 이 미생물은 위강(위 안의 공간)이 높은 산성인 것과 달리 거의 중성을 띠는 위벽 점막 안쪽에 자리잡고 살아간다. 또 요소분해 효소를 많이 만들어 요소를 분해해 탄산가스와 알칼리성의 암모니아를 만들어 위산을 중화한다. 단, 요소분해 효소가 작용하려면 미생물 밖으로 나와야 하므로 자신이 죽어 터지면서 나온 효소로 위산을 중화시켜 주위의 다른 미생물이 살게 해준다.

 

 

 

헬리코박터 필로리는 다른 식중독균과 마찬가지로 입으로 들어온다. 또 위 안에 있던 미생물이 입으로도 올라올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서 특히 헬리코박터 필로리가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물김치와 찌개 등 음식을 함께 놓고 먹거나 술잔을 돌리는 식생활 문화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한번 감염된 헬리코박터는 자연히 사라지는 일은 거의 드물고, 평생을 감염자의 위에서 살면서 위염, 위궤양, 위암을 일으킨다. 특히 중증 위궤양이나 위암 환자의 조직을 떼어내 배양해 보면 다른 미생물은 물론 곰팡이까지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04.  장속의 미생물

 

우리가 입을 통해 먹은 음식물은 위에서 먼저 소화가 된 뒤에 소장과 대장으로 이동한다. 장의 안쪽 표면은 상피세포로 싸여 있고, 소장은 1분에 2천~5천만 개, 대장은 2억여 개의 상피세포가 떨어져 나와 음식물과 섞인다. 매분 이렇게 많은 세포가 떨어져 나오지만 새로운 상피세포가 계속 만들어지기 때문에 장이 얇아지지는 않는다. 소장은 소화와 영양분의 흡수가 일어나는 곳으로 십이지장, 공장, 회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와 붙어 있는 십이지장은 위와 마찬가지로 산성도가 높아 미생물이 살기 어렵다. 하지만 십이지장에도 헬리코박터 필로리가 살면서 십이지장 궤양을 일으키기도 한다.

공장에서 회장으로 가면서 산성도가 점점 떨어져 미생물의 숫자도 크게 늘어난다. 미생물이 많이 있는 부위에서는 소장의 내용물 1 g에 10만~1천만 마리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소장에서 많이 발견되는 박테리아는 주로 장내연쇄상구균이나 유산간균이다.

 

05. 대장속의 미생물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미생물이 발견되는 곳은 바로 대장이다. 대장의 내용물 1 g마다 1천억~1조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한 사람의 대장속에 사는 미생물의 수가 지구 인구의 수십 배에 이르며 총 무게는 약 1~1.5 kg으로, 우리가 몸 밖으로 내보내는 대변의 3분의 1이 장내 미생물이다.

대장 안에 사는 미생물에는 산소를 이용하는 대장균 같은 미생물도 있지만, 대부분은 산소가 있으면 죽어 버리는 혐기성 박테리아이다. 대장 안의 산소는 대장균이 재빨리 호흡을 해 써버리기 때문에, 대장 안은 항상 산소가 전혀 없는 상태로 유지된다.

 

대장에 사는 대표적인 혐기성 미생물로는 클로스트리디움과 박테로이데스가 있으며, 5백 종 이상의 다양한 박테리아가 발견되고 있다. 대장 안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은 사람마다, 또 나이, 건강 상태,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서 다르다. 일반적으로 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은 채식을 하는 사람에 비해 박테로이데스 수가 많고 대장균이나 유산균 수가 적다.

 

대장 안의 미생물이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고 건강에도 중요하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중에 우리가 직접 만들지 못하는 B1, B2, B6, B12, K 등의 필수 비타민을 만들어 준다. 미생물이 이것들을 만들면, 우리는 대장을 통해 흡수하기만 하면 된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스테로이드 물질의 경우, 간에서 만들어진 다음 담즙을 통해 장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장내 미생물에 의해 구조가 변화된 뒤에 다시 장으로 흡수된다. 만약 미생물이 없다면 스테로이드 대사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 밖에도 탄수화물, 지방 등 여러 영양분을 섭취하는 데도 장내 미생물의 도움이 크다. 우리는 음식물을 통해 많은 양의 식물성 다당류를 섭취하는데 이런 다당류는 단당류로 분해되어야 대장에서 흡수가 일어난다. 그런데 사람은 다당류를 분해하는 다양한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박테로이데스 같은 장내 미생물이 대신하여 단당류로 분해해 준다. 실제로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여 얻는 칼로리의 10~15%는 장내 미생물이 분해하는 다당류에서 얻는다. 물론 대장의 미생물도 음식물에서 영양분을 얻어 가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영양분이 더 많다.

 

06. 몸의 다른 점막의 미생물

 

적당한 습기와 영양분이 존재하는 점막층은 특히 미생물이 살기 좋은 곳으로, 콧속, 목, 기관, 폐와 같은 호흡기에 있다. 우리가 숨을 들이쉬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생물이 몸 속의 점막층에 달라붙는다. 공기 중에 있는 대부분의 미생물은 콧속에 붙잡혀서 콧물과 함께 밖으로 나오지만 일부는 폐 속까지도 들어갈 수 있다. 인후 부위에서는 평상시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함께 여러 유익한 박테리아들이 미생물들을 견제하기 때문에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인후 부위와는 달리 건강한 사람의 기관과 폐에서는 미생물이 발견되지 않는다. 만일 발견되면 감염된 것으로 당장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하나의 점막층은 소변이 나오는 경로인 요도이다. 방광에서는 미생물이 발견되지 않지만 소변이 지나는 통로인 요도에서는 끝으로 갈수록 많은 미생물이 발견된다. 요도의 끝쪽에는 대장균, 프로테우스 미라빌리스(Proteus mirabilis) 등이 있어서 일부는 기회 감염을 일으킨다. 기회 감염이란 자신에게 유리하게 환경 조건이 바뀌면 바로 증식하여 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여성의 질도 점막으로 되어 있다. 성인의 질 내부는 약산성을 띠고 다당류인 글리코겐이 다량으로 분포한다. 정상적인 질의 내부에 서식하는 유산균은 글리코겐을 분해해 유산을 만들어 질 내부의 산성도를 높이는 구실을 한다. 질 내부가 산성으로 유지되면 캔디다 알비칸스와 같은 병원균의 증식이 억제된다. 사춘기 이전의 여성의 질은 글리코겐을 생산하지 않아 유산간균이 존재하지 않고 질 내부도 알칼리성이다. 따라서 사춘기 이전의 여성은 유산균 대신에 대장균,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이 정상균 총을 이룬다.

 

폐경기가 지나면 다시 글리코겐의 생산이 멈추어 질 안쪽의 조건이 바뀌고 정상균총을 이루는 미생물의 조성도 바뀐다. 이에 따라 질 감염도 늘어난다.

 

07. 새로운 미생물의 발견

 

앞서 나온 헤리코박터 필로리균을 배양 조건을 찾아 콜로니 형태로 자라게 할 수 있게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렇게 조직 안에 있는 상태를 현미경으로 찍을 수 있거나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으나 배양되지 않는 미생물의 수는 적어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미생물의 10배 이상이다.

우리 몸 속에서 미생물이 없는 상태로 생각되어 온 간에서는 헬리코박터 헤파티쿠스(Helicobacter hepaticus)라는 미생물이 살아 간암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백혈구에 감염하여 백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도 있다. 신장 결석을 잘라 보면 안에 아주 작은 크기의 미생물이 결석의 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발견된다. 입 속의 미생물이 심장으로 옮아가서 심장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충치나 풍치 등으로 입 안에 생긴 상처를 통해 미생물이 몸 안으로 들어와 혈관을 타고 심장으로 가서 감염을 일으켜 심장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연구 방법으로 새로운 미생물을 발견하고 있다. 그리고 연구 대상은 우리 몸과 우리가 사는 곳은 물론 극 지방, 화산지대, 바다 깊은 곳 등 지구상의 극한 지역을 넘어서 달, 화성, 혜성의 우주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미생물을 찾아 연구하고 미생물이 가진 새로운 성질을 인류를 위해 사용하기 바란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동 KAIST문지캠퍼스강의동L605호 대표이사:(원장)서범구 사업자번호:314-86-01479
전화번호:1800-0250 팩스번호:07074559748 관리자이메일:puom9@naver.com
이엠생명과학연구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