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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야기 특명!! 탄저균을 잡아라!
2013-08-01 16:21:30
이엠생명과학연구원

 

특명!! 탄저균을 잡아라!

 

1347년 몽골군은 흑해연안 도시 카파(1347)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성을 두고 공방을 벌이던 몽골군은 중앙아시아 초원 지대에서 흑사병(페스트)으로 죽은 시신을 끌어 모았다. 흉측하게 썩은 시신을 돌 대신 노포에 담아 적진을 향해 날렸다. 단지 유럽인들의 사기를 꺾기 위해서 였다. 유럽인들은 몽골군의 야만적인 시신 공격을 받자 그 시신들을 수거하여 한적한 곳에 갖다 버렸다.

진짜 사건은 그 뒤에 발생했다. 시신 속을 드나들던 쥐와 쥐벼룩이 페스트균에 감염됐다. 쥐들은 사람 사이를 헤집고 돌아다녔고, 쥐벼룩에 물린 사람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미처 손을 쓸 새도 없이 사람들이 갑자기 고열에 시달리다가 며칠 만에 죽어버렸다. 원인 모를 재앙은 급속히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다. 카파와 거래를 하던 시칠리아(1348), 베네치아(1348), 제노바(1348)를 시작으로 마르세유, 칼레, 발렌시아, 보르도, 칼레, 런던, 파리 등으로 퍼져 나갔다. 수많은 사람이 쓰러지고, 곧 시체로 변했다.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쥐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릴 것 없이 전 유럽으로 퍼졌다. 불과 몇 년 만에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 1가량인 약 2천 5백만 명이 흑사병에 걸려 죽었다. 이러한 결과가 올 줄은 시신을 쏘아 보낸 몽골군도 알지 못했고, 시신 공격을 받은 유럽인들도 알지 못했다. 과정이야 어떻든 이 사건을 역사의 흐름을 바꾼 세계 최초의 생물학전으로 봐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페스트나 천연두균의 위력을 알게 되자, 이 미생물 자원을 전쟁무기로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생겨난 것은 자연스런 결과였다. 영국인들은 미국 대륙에서 원주민을 쫓아낼 때 면역력이 없는 인디언들에게 천연두를 전염시켰다. 서부영화에 자주 나오는 샤이안족, 아파치족, 이로코이족 들이 사라진 것도 천연두균과 무관하지 않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페스트균 등의 생물학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일본이 전쟁포로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기도 했다. 생물학 무기는 세계 2차 대전 이후에도 활발하게 연구됐으나 1972년 미, 영, 소 등 145개국이 생화학무기 개발과 사용을 금지하자는 조약을 맺으면서 공식적으로 전쟁 무기로 사용된 적은 없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지는 의문이다.
핵무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적은 자금과 시설, 그리고 참여인원을 가지고 막대한 살상효과와 위력을 나타낼 수 있다는 매력(?)을 포기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탄저균, 천연두균, 페스트균의 경우 미량만 상수원 혹은 인구밀집 지역에 상공에 살포해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북한만 해도 페스트, 간상균, 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등 세균 13종류의 생물학적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미생물 무기는 테러의 목적에 손쉽게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탄저균과 천연두균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9.11 테러 이후 탄저균이 우편으로 배달되어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탄저균을 흡입하면 포자가 허파에 머물면서 발아하고 번식하는 동안 치명적인 독을 배출한다. 탄저균이 치명적인 이유는 다른 병원체는 유포되기 전 숙주가 일정 기간 살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증상을 보고 막을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나, 탄저균은 재빨리 숙주를 죽인 후 포자 형태로 전환돼 수십 년 간 잠복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2004년 8월 12일부터 식품이나 애견용 사료 등을 미국으로 보낼 때에는 반드시 사전신고(Prior Notice)를 하도록 의무화 하는 바이오테러리즘 대응법률을 만든 것도 이런 우려에서다.

미생물 무기는 탐지하기도 어렵거니와 일단 살포되면 방어하는 방법이 거의 없다. 설사 생물학 무기가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살포 현장에서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일정 기간의 잠복기가 지난 후 노출되었던 사람들에게 발병한다. 의료인들이 생물테러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을 인지하고 신고해야만 대응할 수 있는데 그 때는 이미 치료를 하기에는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일한 대책이라면 백신을 미리 맞는 것 뿐이다. 탄저균이나 천연두균의 경우에는 백신이 나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탄저균 백신의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고, 천연두는 1980년에 근절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백신을 생산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생물학전이나 테러에서 이 두 가지 균만 사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페스트, 보툴리눔 독소, 야토병, 부르셀라증, Q열, 바이러스 출열혈, 바이러스 뇌막염, 포도상구균 장내독소 B 등은 언제라도 무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공학기술의 발전은 생물 무기에 대해 더 취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손쉽게 더욱 더 치명적인 미생물들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백신이 없는 병원균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대규모 시설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실제로 호주의 한 민간 연구소에서 과학자들이 유해동물 증식을 막기 위해 피임백신을 연구하던 중 면역체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치사율 100%의 ‘죽음의 바이러스’를 우연히 만들기도 했다. 아마 이런 바이러스들이 나쁜 의도로 사용된다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 백신이 개발되어 있는 탄저균이나 천연두균 이라도 게놈조작을 통해 백신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방독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 효용성에는 역시 한계가 있다. 유독 가스를 개끗한 공기로 정화하는 정화통에는 오염된 공기를 흡착·분해하는 흡수제와 미립자 물질을 물리적으로 여과하는 필터·여과지가 들어 있는데 효과적인 방독을 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에 따라 여기에 반응하는 흡수제를 바꿔줘야 한다. 여분의 정화통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방독시간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백신과 마찬가지로 방독면에서는 어떤 작용제가 사용될 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효과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결국 미생물 무기의 종류를 미리 파악하거나 사용된 것을 판별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국내의 한 바이오 벤처기업에서 바이러스나 세균처럼 질병을 일으키는 생명체를 유포하는 ‘생물학테러’를 탐지해 낼 수 있는 정찰차량, ‘아바디스’를 개발해 화제다.

정찰차량에는 공기수집기·생물학탐지기·유전자식별기가 탑재되어 있는데, 의심지역에서 생물학작용제를 수집, 오염여부를 탐지하고 사용된 생물학작용제 종류까지 식별해 낸다. 통상 대기 중에 살포되는 미생물 무기는 입자 크기가 대부분 2∼10㎛ (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수준이다. 이를 탐지하기 위해서는 수집·탐지·식별 등 세 단계를 거친다. 수집단계에서는 공기수집기로 공기를 흡입, 이중 2∼10㎛ 크기의 미생물 입자만을 선별적으로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미생물는 초음파로 파쇄한 다음 형광시약과 발광시약을 혼합하게 된다. 이렇게 처리된 미생물은 유전자 분석기내의 생물학작용제 고유의 DNA에 반응하는 형광시약을 결합하면서 형광신호를 내게 되는데, 이것으로 생물학작용제 종류를 식별한다.

아바디스 역시 이런 장치가 탑재되어 있는데 입자 수집기는 1분에 공기를 최대 1100L까지 흡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탐지기에서는 농축된 공기 중에 존재하는 평균 5μm크기의 미세한 입자를 골라내 생명체인지 아닌지를 분석하게 되는데, 최대 4분 정도면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유전자분석기에는 현재까지 알려진 30여종의 생물무기를 비롯해 총 생 96개에 달하는 미생물 정보가 데이터베이스로 저장돼 있다고 한다. ‘아바디스’를 활용하면 생물 무기 뿐만 아니라 웬만한 유해한 세균들이 있는 지를 판별해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러한 탐지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전자가 변형된 생물학 무기는 중세 유럽을 황폐화시켰던 페스트나 천연두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전 세계가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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