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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야기 모기나냥꾼- 로널드 로스(Sir Ronald Ross, 1857~1932)
2013-08-06 14:33:47
이엠생명과학연구원

모기사냥꾼- 로널드 로스(Sir Ronald Ross, 1857~1932)

 

<모기 사냥꾼>
  인간의 질병이 세균이 아닌 미생물로부터도 발생한다는 것은 학자들에게 충격을 준 동시에 좋은 연구 제목을 주었다. 라브랑의 발견을 발전시킨 사람은 로널드 로스(Sir Ronald Ross, 1857~1932) 이다.

▲ 로널드 로스 소령 ⓒ

 

메치니코프가 미생물 사냥에 있어 계속 행운을 갖고 다녔다고 설명했지만 로스도 좌충우돌하면서 행운을 잡은 대표적인 미생물 사냥꾼 중 한 명이다. 로스는 서른다섯 살이 될 때까지 미생물 사냥꾼이 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로스는 인도 국경 수비대의 영국 장군의 아들로 히말라야 산맥의 기슭에서 태어났다.

열 살이 되기 전에 로스는 영국에 보내졌지만 의학대학교에 들어갔음에도 공부를 별로 하지 않아 의사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다. 로스는 작곡으로 성공하려 했지만 자신이 모차르트나 베토벤과 같은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자 당당하게 문필가가 되려고 작품을 썼다. 그러나 그가 쓴 원고를 출판사는 거들 떠 보지도 않자 자비로 출판했다.
아버지가 그의 돌발적인 행동에 화를 내고 용돈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발끈한 로스는 런던과 뉴욕을 오가는 정기여객선의 소위 무면허 의사로 취직하더니 갑자기 의학공부를 열심히 한 후 인도의 군의관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인도에 군의관으로 부임했지만 이번에도 그의 좌충우돌하는 기질은 여실히 발휘되어 의사보다는 수학자가 되겠다고 열심히 수학책을 섭렵했다. 물론 군의관답게 환자들의 수술에도 참여했다.
1888년 영국으로 돌아가 로사 블록섬과 결혼한 후 인도로 돌아왔다. 결혼한 후 그의 생활은 더욱 다양하여 소설을 쓰고 속기법을 발명하고 음성철자법을 고안하는 것은 물론 골프 클럽의 총무로 선출되는 등 바쁜 생활에 여념 없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수많은 말라리아 환자들이 몰려오자 말라리아에 걸린 힌두인의 혈액에 현미경을 갖다 대는 취미를 깃들였다. 그도 1880년에 프랑스군의 외과 의사였던 알퐁스 라브랑이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미생물의 이상하고 다양한 모습을 발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말라리아가 모기와 연결이 있다면 라브랑이 발견한 플라스모디아가 모기 속에서 검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휴대용 현미경으로 플라스모디아가 말라리아에 감염된 환자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에서 발견하겠다고 도전했다.
그런데 그는 수백 명의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들의 피를 자세히 관찰했지만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라브랑이 틀렸다고 확신한 로스는 말라리아는 위장관 장애 때문에 생긴다는 논문을 네 편이나 발표했다. 그가 성급하게 제출한 논문은 모두 틀린 것이지만 여하튼 그것이 그의 미생물 사냥꾼으로서의 시작이었다.
  성급한 논문 제출로 망신을 당하는 등 자신이 한 일들은 모두 실패에 돌아갔다고 생각한 로스는 1894년 의학과 과학을 포기하겠다고 작심한 후 런던으로 돌아갔다. 이때 그는 런던에서 ‘열대병학의 아버지’라 불리던 스코틀랜드 출신의 의사인 패트릭 맨슨(Patrick Manson, 1844?1922)을 만났다. 맨슨은 1866년부터 1890년까지 대만, 중국, 홍콩 등지에서 생활하면서 1879년에 피부에 기생하는 반크로프트 사상충(Filaria banccrofti)을 환자의 혈액에서 발견하고 이 질병이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또한 맨슨은 모기가 말라리아 원충을 열대 밀림이나 습지 등과 같은 병원소로부터 음료수로 옮기며 이 음료수를 마시면 말라리아에 감염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훗날 음료수를 통해 말라리아가 전파된다는 맨슨의 이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로스에 의해 증명되었는데 일부 학자들은 그가 로스와 함께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것은 이때의 실수 때문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여하튼 그는 모기가 신이 창조한 이상한 동물들 중에 하나이지만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설명하여 이상한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 학자들로부터 다소 경원당하고 있던 차에 로스를 만난 맨슨은 자신의 연구실로 로스를 데려가서 검은 점이 후춧가루처럼 뿌려져 있는 희미한 말라리아 병원균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열대지방에서 막 돌아온 선원의 혈액에서 건진 병원균이 적혈구 내에서 공 모양으로 바뀌었다가 적혈구를 터뜨리는 것도 함께 관찰했다.
로스는 적혈구 안에서 뛰노는 말라리아 병원균을 보고 놀랐다. 공 모양의 것들은 혈구 밖으로 나가면 갑자기 초승달 모양으로 바뀌고 그런 다음에 둘, 셋, 넷 어떤 대는 여섯 개로 갈라졌다. 그것들은 세차게 움직이다가 몸을 동그랗게 말아서 낙지 같은 모양이 되었다.
나이가 많은 맨슨은 자신은 더 이상 연구할 수 없으니 로스가 인도로 돌아가서 말라리아를 연구해달라고 부탁했고 로스는 맨슨의 말에 설득되어 자신이 라브랑의 주장을 반박한 것조차 잊어버렸다. 로스는 인도에서 입원하는 환자의 3분의 1이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말라리아를 연구하는데는 자신처럼 적격의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만약 모기가 진짜 원인이라면 말라리아를 없애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까지 말하면서 맨슨에게 자신이 문제점을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 인도에서 로널드 로스 소령이 말라리아를 연구한 병원 ⓒ

 

로스는 1895년에 인도의 세쿤데라바드로 발령을 받자 곧바로 모기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런데 인도정부는 로스가 모기 사냥을 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로스가 유일한 의사이므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그의 의무라는 것이다.

더구나 로스가 연구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단 하나의 모기 종류만이 말라리아를 옮긴다는 것을 몰랐으므로 수많은 모기를 잡아 말라리아 환자들이 벌거벗고 자고 있는 침대 위에 풀어 놓았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모기들이 사람을 물지도 않았다.
결국 로스는 모기에게 아첨하는 꾀를 썼다. 인간의 체취가 밖으로 나오게 만들려고 환자들을 뜨거운 태양 아래로 몰아냈다. 그래도 모기들이 사람들을 물지 않았다. 그래도 낙담할 로스는 아니었다. 결국 모기장을 흠뻑 젖게 만들면 모기들이 사람들의 혈액을 빤다는 것을 발견했고 많은 사람들이 모기에 물리는 것을 즐거운 모습으로 바라보았다.
로스는 환자의 혈액을 빤 모기들을 잡아서 말라리아 병원충이 모기의 위장에서 자라는지를 조사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자라지 않는 것이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로스는 음료수를 통해 말라리아 감염이 일어난다는 맨슨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모기로 오염된 물을 직접 마셨다. 그러나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이로써 맨슨의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여하튼 로스가 맨슨에게 자신의 실패담을 보내자 맨슨은 초승달 모양의 말라리아 병원충에서 자라 나와 그것들을 문어 모양으로 만드는 이상한 채찍들을 잘 관찰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맨슨의 조언대로 현미경을 보면서 자신이 본 장면을 소설가처럼 작성하여 맨슨에게 보냈다.
로스가 비록 아마추어적인 연구원이었지만 말라리아 병원균을 발견하겠다는 집념은 사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로스가 고생하는 것에 비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새로 발견한 이상한 모기의 뱃속에서 기생충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말라리아와 관계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뜻이 있으면 길이 열린다는 말처럼 그는 드디어 새로운 종류의 모기를 발견했다. 모기의 위벽 세포에는 둥근 모양의 물체가 있었고 그 내부에는 칠흑같이 검은 작은 알갱이들이 있었다. 검은 알갱이들은 사람 혈액 안에 있는 말라리아 병원균 내부에 있는 검은 색소와 유사했다. 드디어 로스는 자신이 찾고자 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로스는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영국의학잡지』 보냈다. 이번에는 자신의 발견에 다소 신중성을 보여 검은색 점들이 말라리아 병원균이 아니라 모기의 식도에서 나온 혈액의 색소일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로스가 말라리아를 더 이상 연구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인도의 의무대 상관들은 그가 엉뚱하게 진료를 하지 않고 말라리아를 연구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그를 진료만 하는 자리로 발령 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발령받은 곳은 인도 북쪽으로 그곳에는 모기가 별로 없었고 말라리아 환자도 없었다.
로스는 자신의 발견을 강조하면서 수없이 말라리아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의 말에 콧방귀도 뀌지 않던 상관들은 로스가 워낙 귀찮게 자신들을 괴롭히자 결국 로스를 캘커타로 발령했다. 그곳은 말라리아가 발생하기 좋은 도시였고 말라리아 병원균을 갖고 있는 힌두인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을 상대로 말라리아 연구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로스는 인간을 대상으로 말라리아 연구를 할 수 없게 되자 새의 말라리아 연구로 관심을 돌렸다. 새들도 말라리아에 걸린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새들을 말라리아에 걸리게 만드는 말라리아 병원균은 사람의 것과 다름이 없었다. 1898년 로스는 열 마리의 회색 모기를 세 마리의 종달새가 들어 있는 새장에 풀어 놓았다. 새들의 혈액에는 말라리아 병원균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며칠 후 로스는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새의 말라리아 병원균은 회색모기의 위장 속에서 자란다. 사람의 말라리아 병원균이 갈색얼룩무늬날개모기(말라리아 모기)의 위장에서 자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로스에게 필요한 것은 말라리아 병원균이 어떻게 옮기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 로스가 1897년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를 발견했다고 적은 노트 ⓒ

그런데 그에게 정말로 운이 따라 주었다. 암컷 모기의 위벽에 있는 사마귀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다가 말라리아에 걸린 새의 피를 빨아먹고 일주일이 지난 후에 그 사마귀들이 터지는 것을 보았다. 그는 사마귀에서 방추형의 실들이 무리지어 행진해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로스는 모기의 몸 속에 우글거리던 방추형의 군단이 침샘을 향해 행군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새나 사람이 죽은 모기를 먹거나 모기의 가루를 흡입했기 때문에 말라리아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모기가 직접 사람을 물어서 말라리아를 옮긴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말라리아를 계속 연구해달라는 부탁을 한 맨슨에게 자신의 발견에 대해 전보를 쳤고 자신이 틀렸다고 말했던 라브랑에게도 편지를 썼다.
맨슨이 에딘버러에서 의학학회에 모인 의사들에게 로스의 발견을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 새의 혈액에서 시작해서 모기 암컷의 뱃속과 몸을 거쳐 새의 몸 속으로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모기의 침샘까지 추적해 갔는지를 설명했다. 학회는 무명의 로스 소령에게 ‘신기원을 이룬 위대한 발견’이라며 그를 축하하기로 결의했다.

맨슨은 로스보다 신중한 사람이었다. 그는 새들을 대상으로 한 사실이 인간에게도 반드시 적용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맨슨은 코흐가 이탈리아에서 모기를 가지고 한 실험에서 실패했다는 것을 알려주며 영국을 위해서 확실한 발견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맨슨의 지적이 옳다고 생각한 로스는 회색모기와 녹색, 갈색, 얼룩무늬날개 모기로 계속 실험했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새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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