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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야기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
2013-08-14 15:04:02
이엠생명과학연구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번진 슈퍼박테리아와 신종 인플루엔자(이하 신종플루)의 출현은 인간에 대한 ‘경고’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더 강력한 돌연변이가 언제든지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둔 것이다. 누구도 어떤 돌연변이가 언제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예산을 낭비하는 한이 있더라도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최근 인도·영국·미국·캐나다·호주 등으로 삽시간에 퍼진 슈퍼박테리아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에서도 15명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월20일 슈퍼박테리아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각국에 확산 방지를 권고했다. ‘슈퍼’라는 말이 붙어서 더욱 무섭게 다가오는 이 박테리아의 정체는 무엇일까? 슈퍼박테리아라고 해서 모두 전염성과 독성이 강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인간이 개발한 어떠한 약으로도 죽일 수 없는 세균을 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른다. 이번에 발견된 박테리아는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MRAB)’라는 슈퍼박테리아이다. NDM-1이라는 효소가 있어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 치료가 되지 않으므로 감염되는 자체가 두려움이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이 세균에 감염되면 패혈증·폐렴 등의 증세로 사망할 수 있다. 인간이 가진 최후의 보루는 1980년대 개발한 카바페넴(carbapenem) 계열의 항생제이지만, 이 슈퍼박테리아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다양한 항생제를 병행해서 사용해보는 수준이다.

우리말로 세균이라고 부르는 박테리아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흔하다. 사람의 손에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모든 세균이 위험하다면 인간은 이미 멸종되었을 것이다. 폐구균·살모넬라균·뮤탄스균 등 일부 독한 균이 인간을 괴롭힌다. 14세기 유럽 인구의 70%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흑사병을 비롯해 박테리아가 인간을 공격한 사례는 적지 않다. 이런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항생제를 개발했다. 1927년 영국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래밍이 푸른 곰팡이에서 발견한 페니실린이 최초의 항생제이다. 그런데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을 띠면서 슈퍼박테리아라는 말이 생겼다. 항생제를 독하게 만들수록 박테리아도 강해지면서 지금까지 진화해왔다.

   

▲ 항생제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현미경 사진).

ⓒ 연세세브란스병원

슈퍼박테리아만 경계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세균이라도 언제 슈퍼박테리아로 변할지 모른다. 박테리아끼리는 유전자를 교환하는데, 이를 통해 항생제 내성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슈퍼박테리아는 오래전부터 한반도에도 생존해왔다. 그동안 잠잠했던 이유는 박테리아의 독성이나 감염성이 약했거나 병원에서의 위생이 잘 지켜졌기 때문이다. 박테리아 감염은 주로 의료 행위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일반인이 감염될 가능성을 작게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어디에서 발생하든 지역 사회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전염병학술회의(ICAAC)에서 프랑스 파리 대학 비세트르(Bicetre) 병원의 파트리스 노르드만 박테리아·바이러스실장은 “박테리아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번질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나 전세계로 확산할 것만은 분명하다. 슈퍼박테리아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이다”라고 경고했다.

취재 과정에서 더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다. 한반도에 있는 박테리아의 내성은 외국의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점이다. 정석훈 연세대 세균내성연구소 교수는 “한국은 2009년 기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항생제 사용 1위 국가로 집계되었다. 항생제 오남용 때문인지 국내 박테리아의 내성은 외국 것에 비해 최소 10배는 강하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슈퍼박테리아가 더 빠르게 퍼지고, 치료도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향후 대유행을 경고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

ⓒNATO

전염성 강하고 내성까지 강해진 ‘신종’ 출현 대비해야

사실 지금까지 독감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 항생제를 처방해왔다. 이는 바이러스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치료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박테리아보다 훨씬 작은 바이러스는 더욱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공기 중에 떠다닐 정도로 가벼워 어디에서든 전염될 수 있다.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을 사용한다. 지난해 신종플루가 세계적으로 유행할 때에도 타미플루와 백신으로 그 전파를 막아냈다. 

사실 지금까지 독감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 항생제를 처방해왔다. 이는 바이러스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치료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박테리아보다 훨씬 작은 바이러스는 더욱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공기 중에 떠다닐 정도로 가벼워 어디에서든 전염될 수 있다.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을 사용한다. 지난해 신종플루가 세계적으로 유행할 때에도 타미플루와 백신으로 그 전파를 막아냈다. 

신종플루는 인간이 접해보지 않은 돌연변이 바이러스였다. 당연히 인간에게 면역력이 없으므로 감염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인간이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으로 대항하면 바이러스는 또다시 변화한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구조는 불안정해서 복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잘 생긴다. 이 때문에 어떤 바이러스 돌연변이가 나타날지 예측하기 힘들다.

지난해에 나타난 신종플루에는 H1N1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헤마글루티닌(H)과 뉴라미니데이즈(N)라는 단백질이 있다. H는 16종류, N은 9종류가 있어서 조합하면 H1N1부터 H16N9까지 1백44종의 변종 바이러스로 변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H5N1에 대한 경고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역사를 돌이켜볼 때 바이러스는 10~40년 주기로 대유행하는데 H5N1이 유행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경고한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사실 바이러스 과학자들은 지난해 발생한 H1N1보다 H5N1이 대유행할 것에 주목해왔다. 이 예측은 지금도 유효하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신종·전염성·심각성이 그것이다. 신종이면서 동시에 사람 사이에 전염성이 강해야 하고 사망자도 속출해야 한다. 지난해 신종플루는 이 조건 중에서 심각성이 떨어졌다. 독성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수시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바이러스가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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