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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야기 세균의 의사소통과 사회적 집단행동
2013-08-16 10:14:08
이엠생명과학연구원

 

‘세균의 의사소통과 사회적 집단행동’ 색다른 주제 연구하는 창의연구단 출범

 황인규 교수팀, “화학신호 주고받기→ ’정족수 감지’→ 집단행동” 메커니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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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농균은 무리를 이루면 버섯 형상의 구조를 만들어낸다." (E. P. Greenberg, <네이처> 2003년 7월10일치)

 

 

세균들도 ‘팀플레이’를 할 줄 안다. 달리 말해 세균끼리 의사소통을 하면서 집단행동을 한다는 얘기다.

 

2004년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의 표현을 빌리면 “세균은 외톨이로 홀로 살아가는 생물이 아니라, 오히려 화학신호의 형태로 전달하고 전달받는 방식으로 서로 적극 ‘이야기한다(speak)’”(대니엘 가신, 미국 텍사스보건과학센터대학)고 한다. 어떻게? 화학물질의 신호가 소통의 수단인 ‘언어’이며, 그런 화학물질의 농도를 감지해 자신들의 ‘무리 규모’를 확인하면 곧바로 본능적인 집단행동에 나선다는 게 이 분야에서 그동안 알려진 사실들이다. 이른바 ‘정족수 감지(quorum sensing)’가 그것인데, 자신들의 개체수 규모가 일정 정도 이상이 되면 생체보호막을 만들거나, 숙주를 죽이는 독소를 만들어내는 등의 새로운 행동을 집단으로 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른바 ‘박테리아 커뮤니케이션(bacterial communication)’이 이 분야의 연구 주제다.

 

[자료] 

 

이전에 발표됐던 주요한 연구논문들을 검색해 살펴보니, 박테리아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약간의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었다.       

 

 

“박테리아는 외톨이로 홀로 살아가는 생물이 아니라, 오히려 화학신호의 형태로 전달하고 전달받는 방식으로 서로 적극 ‘이야기한다(speak)’. 이른바 ’정족수 감지(quorum sensing)’라는 과정에서, 박테리아는 이런 신호 분자물질의 농도를 인식해 박테리아 개체군들의 규모를 평가한다. 일단 ‘정족수’에 이르게 되면, 특정한 박테리아의 프로그램(종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예컨대 포자 생성 또는 빛이나 생체막, 독성 인자 만들기 같은)이 활성화한다. 또한 한 종의 화학 물질 전달이 다른 종에 의해 차단됨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이는 이런 신호들이 종들 내부뿐 아니라 다른 종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D. A. Garsin. <사이언스> 2004년 12월24일치)

 

“최근까지만 해도 박테리아는 독립적이고(self-contained), 자급적인 개체들이라고 여겨졌다. 이런 단세포 생물은 다세포적인 집단을 조직화하는 능력에서 식물·동물 같은 정교함을 지니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또한 박테리아들은 커뮤니케이션 하는 능력을 지니지 않으며, 집단행동을 조직화하는 중대한 기능을 지니지 못한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견해들은 변해왔다. 박테리아들은 집단으로 조직화할 수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으며, 이런 능력들은 여러 질병의 발전에 중요한 인자로 작용한다. 생체막의 구조 안에 있는 박테리아의 조직화한 집단들은 …치료하기 힘든 감염을 일으킨다. 최근까지 우리는 박테리아의 집단 생물학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체막 감염을 치료하는 좋은 치료전략도 얻지 못했다.” (E. Peter Greenberg, <네이처> 2003년 7월10일치)

 

“녹농균에 나타나는 정족수 감지는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왜냐하면 이런 병원균은 사람 허파에다 만성적 생체막 감염을 비롯해 치료하기 힘든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런 박테리아에서는 정족수 감지가 독성 인자를 생산하게 하는 주요한 결정자 구실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잃은 돌연변이들은 감염을 일으키는 능력에 심각한 장애를 나타나게 된다. 녹농균은 정족수 감지를 이용해 수백 가지 유전자를 조절하는데, 그 중에 많은 유전자들은 이런저런 방법으로 숙주에 해를 끼치는, 밝혀지지 않은 독성 인자들을 생산하는 일을 맡고 있다.” (E. Peter Greenberg, <네이처> 2003년 7월10일치)

 

최근(4월6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새로 선정해 발표한 ‘창의연구단’ 13개 중에는 ‘세균의 의사소통과 사회적 집단행동 연구단’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연구팀이 끼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세균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연구단의 책임자인 황인규 서울대 교수(생명과학부)한테, 흥미로운 연구 주제와 목표에 관해 물어봤다.

 

 

‘의사소통’ ‘사회적 집단행동’이라는 말은 주로 사회과학에서 쓰는 용어일 법한데, 생물학에서도 이런 표현이 쓰이나요? ‘의사소통’이라 하면 화자(speaker)와 청자(listerner)가 있고, 소통의 매체인 언어와 소통 행위 등이 있어야 할 듯한데요.

 

“의사소통이라는 말은 우리말로 옮기다보니 표현이 조금 바뀐 것인데, 생물학에는 ‘세포간 커뮤니케이션(cell-to-cell communication)’ ‘세균 커뮤니케이션(bacterial communication)’ 같은 용어가 쓰입니다. 이를 의사소통이라고 옮겨 말한 것이지요. ‘사회적 집단행동’이라는 말을 잘 안쓰이는 말입니다. ‘사회적’이라는 말은 세균들도 한데 어울려 뭔가 한다는 뜻을, 집단행동이라는 말은 세균 하나하나의 개체는 할 수 없지만 집단을 이룰 때에는 새로운 어떤 행동을 하게 된다는 뜻에서 쓴 말이지요. 그 개념은 이미 생물학에 있지요.”

 

곤충이 화학물질로 소통한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박테리아의 의사소통도 화학물질을 이용해 이뤄지나요?

 

“세균들끼리 대화를 나눈다고 표현한다면, 그 수단은 일종의 ‘언어’로 볼 수 있지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화학물질입니다. 어떤 특정한 화학물질이 특정한 세균들끼리 쓰는 언어인 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화학물질 종류가 조금씩 다 다르고, 그런 화학물질을 인식하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인식하지 못하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유사종 세균들끼리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서로 쓰는 언어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생소한 분야이지만 흥미롭네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화학물질은 세균간 소통의 언어라고 말씀드렸지요. 이런 화학물질 신호가 널리 퍼져 주변 세균들이 감지하면, 세균들은 주어진 공간에 자기 종의 개체가 얼마나 되는지 인식하게 됩니다.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화학물질의 농도를 인식해 같은 종의 세균들이 공간 안에  얼마나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세균들의 밀도가 어느 정도 되면, 다시 말해 개체군의 규모가 일정 정도 이상이 되면, 세균들은 집단으로서 뭔가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을 보호하는 생체막을 만들기 시작하거나, 어떤 독소나 효소를 집단으로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숙주를 본격 공격하기도 하지요. 세균들이 이런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자기 세균들의 밀도를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것은 바로 특정 화학물질의 농도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가능한 것이지요. 적은 수일 때에는 이런 집단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이뤄진 비슷한 연구들은 어떤 게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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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 세포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집단으로 조직화할 수 있다는 인식 덕분에, 만성감염에 관한 새로운 사고방식이 나타나고 있다."(<네이처> 2003년 7월10일치)

“심해에 사는 어느 물고기를 보면 아가미에서 빛을 냅니다. 아가미에 공생하는 세균들 때문에 생기는 빛인데, 이런 빛을 통해 심해 물고기들이 서로 인식하게 되지요. 이런 사실은 동물들이 신호를 인식하고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970년대부터 이런 유사한 보고들이 있었고,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병원균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흥미로운 사실들이 밝혀져왔습니다. 우리 몸에 가래가 끼고 수술 뒤에 고름이 잡히는 것도 이런 세균들의 집단행동 결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세균들이 덩어리를 이뤄 일종의 ‘생체막’을 형성하기도 하지요. 만일 세균이 집단을 이뤄 생체막을 형성하면 항생제를 먹어도 잘 듣지 않습니다. ‘막’으로 자기 집단을 보호하는 것이지요. 지금도 많이 연구되고 있는 주제입니다.”

 

이 연구단에서는 사람에 질병을 일으키는 그런 병원균을 대상으로 실험하나요?

 

“벼에 세균성알마름병을 유발하는 식물병원성 세균을 이번 연구단의 모델 세균으로 쓸 예정입니다. 사람 병원균은 위험하기 때문에 특별 시설이 있어야 다룰 수 있을 정도로 까다롭고 또 증식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려 연구하기에 적당하지 않습니다. 다루기 쉽고 빠르게 증식하며 다른 분야에도 연구결과를 널리 적용할 수 있는, 그런 모델세균으로 이 세균을 골랐습니다.”

 

그렇군요. 모델세균이 어떤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요?

 

“이 세균은 홀로 있으면 생존하지 못하는 특성을 지닙니다. 서로 소통하는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면 스스로 죽게 되지요. 많은 개체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더라도, 소통의 언어가 되는 특정한 화학물질의 신호가 수신되지 않는다면 증식하지 못하고 죽어버리고, 혼자 있더라도 이런 화학물질을 넣어주면 생존합니다. 그러니까 사회적 집단으로 생존하는 세균이라 말할 수 있겠네요.”

 

이번 연구단이 내세우는 궁극적인 연구 목표는 무엇입니까?

 

“일단 세균들의 의사소통과 사회적 집단행동에 관해 기초연구를 해야겠지요. 그러고나서 궁극적인 목표는 세균간의 의사소통을 조절하거나 차단하는 물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병원균의 소통을 차단해 사멸하게 하는 새로운 개념의 항세균제를 개발할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자료] ‘세균의 의사소통과 사회적 집단행동 연구단’ 소개문

 

본 연구단은 세균이 단세포로 존재하며 살아가는 모습과 달리 집단을 이루어 살면서 집단체로서 어떠한 현상을 나타내는가를 밝히고자 한다. 자연계에서 세균 세포들이 집단을 이루며 어떻게, 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여 의사소통 후 어떠한 표현형질을 나타내어 집단으로서 행위를 하는가를 연구하여 그 동안 알려지지 않은 세균의 사회적 집단행동의 새로운 현상을 밝히고자 한다.

 

본 연구단에서 사용하는 모델세균은 벼에 세균성알마름병을 유발하는 식물병원성 세균으로 기후 조건이 적절하고 세균의 밀도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식물세포를 죽이는 독소를 분비하여 벼 이삭에 많은 피해를 유발한다. 이 세균은 세포 간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배양액이 알칼리화 되는 생리적 스트레스를 받아 죽게 되는데, 본 연구에서는 세균의 의사소통이 세균 세포 내·외부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밝히고자 한다. 또한 세균의 의사소통 부재에 따른 배양액 알칼리화는 세균 세포에 vesicle을 생성하게 하는데 vesicle들이 세균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 방출과 유전물질의 이동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연구한다. 모델세균은 세균세포간의 의사소통이 세균의 생명을 연장하게 하는데 이와 관련된 형질에 어떠한 신호물질과 인식작용이 관여하는가를 밝히고자 한다. 생물체의 유전자간의 재조합은 일반적으로 유전자의 상동성에 의존하여 일어나는데 이 균에서는 어떻게 유전자재조합이 세균의 밀도에 의존하여 일어나는가를 밝히고 생태계에서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이러한 세균의 의사소통과 새로운 집단행동에 관한 기초연구를 통하여 세균간의 의사소통을 조절 또는 저해하는 물질을 찾는다면 병원세균을 사멸하게 하는 새로운 개념의 항세균제를 개발할 수도 있다. (글/ 황인규 교수 연구단 제공)

 

출저>http://scienceon.hani.co.kr/archives/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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