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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야기 탄저균(Bacillus anthracis)
2013-08-16 15:34:03
이엠생명과학연구원
생물 무기의 무서움
           ─탄저균(Bacillus anthrac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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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군사 작전은, 과거에 견고하게 봉쇄되었다 하더라도 치명적인 전염병을 일으키는 위험한 세균이 넓게 퍼질 수 있는 경로를 통해 성공한다.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이런 새로운 기회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랜 혼란 상황에서는 적어도 <전장>을 포위하여 공격하는 전투만큼 유리하다. 식량과 물 공급이나 하수 처리가 중단되면 영양 결핍으로 이병성이 커지며, 거의 확실히 장티푸스ㆍ콜레라ㆍ이질 같은 수인성 질병이 나타난다.
 

1992년에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Split에서 일하던 두 의사가 《란셋》에 매우다른 전염병의 위협을 경고하는 글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전쟁 중의 위생이나 의학적 혹은 다른 기본 시설의 파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것은 바로 탄저병에 관한 이야기다. 두 의사의 관심은 파리에게 몰려서 바칠루스 안트라치스(탄저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한 환자를 치료하면서 시작되었다.
  탄저균은 비록 오랫동안 생물전의 무기로 그 가능성이 고려되기는 했지만 원래는 초식성 동물, 특히 소나 양에서 병을 일으킨다. 만약 이 균이 흙을 통해 감염되면, 치사율이 약 80퍼센트에 달하는 탄저병으로 발전한다. 탄저균은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데, 대개는 <동물성 대사 산물>과의 접촉을 통해 옮는다. 이러한 특성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탄저병을 일컫는 두 가지 이름에도 드러난다. <생가죽 짐꾼병>은 피부 탄저병에 대한 직접적인 용어로, 탄저균이 베인 상처나 염증을 통해서 몸으로 들어가면 발생한다. <양털 선별자병>은 폐 탄저병으로, 탄저균이 호흡을 통해 폐로 침투하면서 발생한다. 두 병 중 후자가 더 심각하며, 이는 폐에 출혈을 일으켜 호흡을 곤란하게 하고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에는 매우 치명적이다.


  곤충 역시 이 세균을 옮긴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남서부 시골에 살던 38세 여성 환자에서 나타난 경우가 그랬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란셋》1992년 8월 1일자에 발표된 논문에 자세히 나와 있다. 그녀는 쇠파리 같은 곤충에게 목을 물려 목 부분이 고통스럽게 부어올랐다. 처음에는 곤충에게 물린 것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진단을 받고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상태는 급속히 악화되어 결국 병원으로 옮겨졌고 집중적인 치료를 받게 되었다. 이 병원에 근무하던 니콜라 브래더릭Nikola Bradaric과 볼가 펀다폴릭Volga Punda-Polic은 이 환자의 목에서 저혈압이나 피로로 나타나는 농포를 발견했다. 이들은 이 농포가 피부 탄저병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았다.


  비록 환자가 탄저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페니실린에는 반응하지 않았지만, 농포로부터 얻은 도발 표본을 조사해 본 결과 그녀가 탄저균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곧 항생제 저항성 실험으로 이 세균이 페니실린에는 내성이 있지만 테트라 사이클린에는 민감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졌고, 이 여성은 점차 회복되어 한 달 만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증거가 정황적이기는 하지만 쇠파리나 다른 곤충에 의해 옮겨진 이 게균의 근원은 몇 주 전에 탄저병으로 중어 이 여성의 집 근처 구덩이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암소의 사체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았다. 브래더릭과 펀다폴릭은 크로아티아와 보스나아-헤르체고비나와의 전쟁 중에 수의 활동이나 의료 활동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이것이 이 지역 전체에 탄저균을 퍼뜨릴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페니실린 내성이 있는 탄저균이 그 원인이라면 훨씬 더 위험했다.
  탄저균이 생물전 무기로 적합한지를 밝히기 위해 영국에서 수행된 실험이 50주년을 맞는 시기에 이러한 사건이 터진 것은 그야말로 우연이 아닐 수 없다. 윌트셔의 포턴다운에 위치한 국방부 실험실의 과학자들은 1942년 가을과 겨울에 전년도의 선도적 실험에 이어서 스코틀랜드 붓서 해안의 그뤼나드Gruinard 섬을 세 차례나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그들은 수십억의 탄저균 포자를 담은 소형 폭탄 6개를 터뜨렸다. 이 소형 폭탄은 일종의 받침대 위세서 폭파되었는데, 그 아래에는 동심원 형태로 서로 사슬에 묶인 양들이 있었다. 나중에는 비행기 한 대가 섬 위로 낮게 날아 와 실험 지구에 더 많은 탄저균 폭탄을 투하하였다.

 

 


  이 기동 훈련의 목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독일과 일본에서 준비 중이라고 생각되는 정쟁의 한 형태와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고, 영국 정부가 생물 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어쨌든 이 계획들에 대한 열정적인 지원은 <살인 현장의 적을 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처칠의 발표에 따라 이루어졌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당시에는 물론 예상만 했었다) 그뤼나드의 양들이 탄저균에 피폭된 후 며칠 만에 죽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포턴타운의 세균학자들이 헤브리디스 제도 실험 현장을 떠난 후에도 그곳의 토양은 여전히 40년 이상이나 심하게 오염된 채로 남아 있었고, 1986-87년이 되어서야 이 오염에서 벗어났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사건이 보여주듯이, 이 치명적인 세균이 실제로 아주 오랫동안 환경 속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은 오늘날에도 전쟁과 관련하여 두려움으로 남아 있다. 한편 이 균은 동물 건강과도 관련이 있다. 《수의록The Veterinary Record》1992년 10월 17일자에 웰시 농업국의 윌리엄스D. H. Williams와 그의 동료들은 노스웨일스에 턴저병이 발생해 95일 동안 19마리의 수퇴지와 500마리의 암퇴지가 죽었다고 보고했다. 지난 25년간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탄저병이 206번이나 발생했는데도 겨우 수퇴지 한 마리가 죽었을 뿐이고, 그후로도 42번이나 더 발생하였지만 9마리 이상 죽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조사관들은 북웨일즈의 전염병 원인을 어떻게든 캐내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헛수고였다. 되지우리나 사료 운반선 같은 곳에서 채취한 먼지 시료들은 음성 반응을 보였다. 가장 그럴듯한 탄저균의 근원이라고 여겨진 되지 사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온갖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모든 되지와 감염 가능성이 있는 가축들을 도살하는 무자비한 방법으로 이 전염병을 몰아냈으며, 이 세균의 근원은 수수께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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