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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야기 미크로코쿠스 세덴타리우스(Micrococcus sedentarius)
2013-08-16 15:35:28
이엠생명과학연구원

발냄새의 주범

           ─미크로코쿠스 세덴타리우스(Micrococcus sedenta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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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서 본 것처럼 미생물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결정하는 데 매우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구에 유전을 만들었고 정치사의 흐름을 흔들어 놓았으며 현대 과학의 발전을 이루었다. 이들은 페니실린과 다른 항생제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였고, 수세기에 걸쳐 콜레라ㆍ결핵ㆍ흑사병 같은 질병으로 인명을 위협하기도 하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날에도 미생물은 인간의 삶이나 생물권에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폐를 끼치기도 한다. 앞으로도 보겠지만 미생물은 좋은 포도주를 만들고, 하수를 정화하고 농작물 해충을 방제하며, 자연 속에서 각종 요소들을 끊임없이 재생산한다.

 

 


  다시 말해 미생물의 활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생활 영역은 거의 없다. 이제 영국 리즈Leeds의 한 미생물학 실험실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발에 땀이 날 때 나는 독특한 냄새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은 무엇일까라는 문제였다. 여러 문헌을 통해 우리는 사회적으로 당황하게 만드는 이런 현상 때문에 인간이 얼마나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 왔는지 알고 있다.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는 『순수의 전조Auguries of Innocence』에 <독사와 도마뱀의 독은 악마의 발에서 나는 땀이다>라고 썼다. 그러나 고대 희랍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작가들이 이 현상을 진화의 역사를 통해 언제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와 함께해 온 <병>이라고 지적한 적은 없다. 과학자들이 풀어야할 수수께끼는 발 냄새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이 무엇인지와 왜 이 미생물들은 특정한 사람들에게서만 활발하게 활동하는지의 이유를 밝히는 것이었다.
  지난 세기 초에 인플루엔자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던 때처럼, 과거의 몇몇 연구들은 특정 미생물에 그 원인을 돌리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더 정밀한 연구에 의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몇 년 전 한 연구팀에서 발가락 사이에 둥지를 틀고 있는 소위 브레비박테륨(Brevibacterium)이 메탄에티올methanethiol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정말로 흥분할 만한 일이었다. 메탄에티올은 저녁 무렵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퇴근할 때 나는 땀에 젖은 양말 냄새와 정말로 똑같은 냄새를 풍겼다. 그러나 계속되는 연구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그럴듯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결국 브레비박테륨과 고약한 발 냄새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도 없음이 판명됐다.
  리즈 대학교의 케이스 홀런드Keith Holland와 그의 동료들은 미크로코쿠스 세덴타리우스라 불리는 박테리아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이 미생물은 오랫동안 밀폐된 신발을 신어야 하는 병사들이나 광부들의 발에서 종종 발생하는 구멍 각질pitted keratolysis이라는 고통스런 병의 원인임이 확실한 것 같았다. 이 병의 특징은 발가락 피부에 죽은 피부층(각질)이 형성되고 발바닥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다. 정상인은 이 미생물의 공격에 대해 강한 저항력을 가지지만, 특별히 많은 무게를 받아 축축한 진공 상태가 되면 그 부위가 부식될 수 있다.

 

  리즈의 연구원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했다. 하나는 이 균이 어떻게 각질에 구멍을 내는가를 정확히 밝혀내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 균이나 다른 미생물 또는 미생물들의 혼합이 <정상 발>들이 문제 삼는 악취의 원인인지를 밝혀내는 것이었다. 그들은 19명의 남성 지원자를 대상으로 오른쪽 발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지원자들은 모두 사무실이나 실험실 혹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모두 발의 위생 상태가 좋았고, 아무도 피부에 박테리아가 증식할 수 있게 할 만한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경험있는 평가자>를 통해 발 냄새를 평가한 결과 9명이 항상 냄새를 조금씩 발산했고, 10명은 심한 냄새를 발산했다. 연구자들은 발에 붙어 있는 박테리아를 분리하기 위해 발을 닦아냈고 발바닥의 산도를 측정하기 위해 pH 미터를 사용하였다.


  놀랍게도 홀런드와 그의 동료들은 각질 유발 조건이 전혀 없는 지원자의 발에서, 구멍 난 각질의 유발자로 강력하게 지목된 미크로코쿠스 세덴타리우스를 발견했다. 그리고 생화학 실험을 통해 이 박테리아가 예상대로 죽은 피부를 부식시키는 모습을 관찰 할 수 있었다. 이 미생물은 단백질(죽은 피부의 주성분)에 붙어 두 종류의 효소를 만들어내며, 이 효소가 단백질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다른 단백질 분해 효소는 스테이크를 부드럽게 만들거나 짐승의 생가죽에서 털을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연구자들은 미크로코쿠스 세덴타리우스가 각질이 생긴 발에서 조직 파편들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사실은 리즈와 그 주변에서 일하고 있던 발병[足病] 전문의들이 알려준 것이다)을 발견하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왜 이 미생물은 똑같은 신발을 오랫동안 착용하는 경우에만 인간의 발을 공격하는 것일까? 리즈에서 이루어진 가장 최근의 발견은 이에 대한 답으로 <폐쇄된 발>이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미크로코쿠스 세덴타리우스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그 수가 매우 희박하며 단백질 파괴 효소를 거의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발이 습해지면서 염도가 증가하면 이것이 박테리아가 더 빨리 증식하도록 자극하여 효소가 더 많이 만들어진다. 결과적으로 발바닥이나 발의 다른 부위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미크로코쿠스 세덴타리우스 역시 구멍 각질이 심한 경우에는 코를 지를 정도의 얼얼한 냄새를 내는 메탄에티올을 만들어낼 수 있다. 리즈의 지원자 19명의 발에서 구멍이 생기는 경우와 냄새가 나는 경우는 뚜렷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냄새의 정도와, 미크로코쿠스 세덴타리우스나 브레비박테륨 사이에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대신 케이스 홀런드와 그의 동료들은 발 냄새와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 그룹─포도상구균과 호기성 코리네형 박테리아aerobic coryneform bacteria─사이에 뚜렷한 관련이 있음을 알아냈다. 이 미생물들의 밀도가 높을 때 발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신고 있던 신발이나 양말의 염도가 높아져 이런 박테리아의 증식이 활발해진 것이 원인이다.

  이렇게 하여 사냥은 시작되었고, 사냥감은 곧 시야에 들어왔따. 홀런드와 그의 동료들은 현재 숄 국제연구개발국Scholl International Research and Development의 지원을 받아 가장 냄새가 심한 10명의 발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그 밖의 미생물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따. 이 연구의 목적은 미생물이, 냄새의 원인이 되는 물질과 발을 썩게 하는 효소를 합성하는 환경 조건을 더욱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다. 병사들은 이 연구로부터 도움을 얻을 것이다. 더 넓게 보자면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이나 그것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사람들 역시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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