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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야기 클로스트리듐 테타니(Clostridium tetani)
2013-08-16 15:37:40
이엠생명과학연구원

킬다 섬을 삼킨 감염
           ─클로스트리듐 테타니(Clostridium tet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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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교회파의 한 유력 인사는 <‥‥‥ 파상풍이야말로 한정된 섬의 자원 내에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님의 현명한 판단이었다>라고 감히 말했다.  이것은 《글래스고 헤럴드》의 통신원인 로버트 코넬Robert Connell이 지난 19세기 말에 스코트랜드의 헤브리디스 제도 내의 세인트 킬다 섬을 방문한 후에 쓴 글이다. 이 글은 성인의 파상풍─이 병의 첫번째 증상이 머리와 목 근육의 경련이기에 <개구장애lock-jaw>라고도 부른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당시 세인트 킬다 섬에서 태어난 유아들 대부분의 목숨을 앗아간 <8일 간의 병>을 묘사한 것이다.
 

 

모든 목회자들이 이 거대한 희생을 종교적으로 해석한 것은 아니었다. 앵거스 피디스Angus Fiddes 목사 덕에 세인트 킬다 섬에서의 신생아 파상풍은 1891년 8월 18일을 마지막으로 잠잠해졌다. 그는 애매모호한 종교심리학으로 마을을 진정시키는 대신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 두려운 병을 물리치고자 하였다. 이 병의 원인이 1884년에 괴팅겐에서 연구하던 아서 니콜라이어Arthur Nicolaier에 의해 밝혀졌다는 사실을 몰랐음에도 말이다. 이 병은 파상풍균인 클로스트리듐 테타니에 의한 것이다.
  세인트 킬다 섬의 19세기 보건 기록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1855년부터 1876년 사이에 태어난 56명의 갓난아이 가운데 41명 이상이 영아기에 파상풍으로 죽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피디스 목사는 다른 곳에서는 흔하지 않은 이 병이 어째서 스코틀랜드의 북부와 서부에서, 그것도 세인트 킬다 섬에서 이렇게 흔하게 나타나는지 의아해했다. 그는 여러 가지 관례나 습관을 생각한 끝에 이들은 소금 버터 같은 기름이나 유지에 담갔던 천으로 탯줄을 묶은 후 잘라냈다. 그러나 새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 세인트 킬다 섬에서는, 구하기 힘든 소금 버터 대신에 펄머갈매기에서 얻은 홍옥빛 기름을 사용하기도 했다. 산파나 조산사는 이 기름을 북양가마우지 새의 말린 위장에 저장하였고 몇 년 동안이나 한번도 씻지 않은 채 사용하였다.
  1890년 피디스 목사는 글래스고에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그곳에서는 1860년부터 1869년까지 외과 흠정교수였던 리스터J.Lister경이 어떤 수술에서도 반드시 뒤따르기 마련인 무시무시한 감염을 막아내기 위한 새로운 방법─간단히 말해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석탄산으로 죽이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었다. 또한 리스터 경은 외과와 산과의 청결 수준을 이미 상당히 끌어올려 산욕열이나 병원성 괴저(혈액 공급이 되지 않거나 세균 때문에 비교적 큰 덩이의 조직을 죽이는 현상)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곧 간호원들은 리스터 경의 생각에 따라 교육받기 시작하였고, 피디스 목사의 설득에 따라 세인트 킬다 섬의 조산원들도 위생처리를 하게 되었다. 상태는 점점 좋아졌고 결국 펄머 기름을 담은 위장 용기를 내버리는 데에도 성공했다. 곧 놀랍고도 극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1854년 의사 존 스노John Snow의 권고에 따라 브로드 거리의 펌프 손잡이를 없앤 후 런던에서 단 한 건의 콜레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피디스 목사의 지시를 따른 후 부터 세인트 킬다 섬에서는 신생아 파상풍이 완전히 사라졌다.
  조산사의 기름 용기는 파상풍균의 훌륭한 저장소였다. 이 병균은 조산사의 손을 거친 아이들에게 차례차례 잘려진 탯줄의 끝을통해 아주 효과적으로 옮가갔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나지는 않았다. 우선 피디스 목사의 활동은 세인트 킬다 섬의 인구 감소를 붙들기에는 너무나 늦은 것이었다. 신생아 파상풍에 의해 수십 년 동안이나 신생아 사망률이 높게 지속되어 인구 규모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수준 이하로 떨어져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차츰 자포자기하여 고향을 떠났고 1930년에는 결국 마지막 남은 35명의 주민들마저 이 섬을 떠나버렸다. 아름다운 퐁경의 바위와 높은 절벽을 간직한 세인트 킬다 섬은 이제 스코틀랜드의 국립 보호 구역이자 자연의 보고로 남아 있으며 양, 굴뚝새, 생쥐 등 별난 종류의 동물만이 번성하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북양가마우지가 가장 많은 곳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파상풍균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흙 속에도 있고 몇몇 초식동물의 내장 안에도 살고 있다. 그리고 세계의 몇몇 곳에서는 아직까지도 중요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어릴 때 예방 접종을 하고 10년마다 한 번씩 추가 접종을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성인에게 비교적 흔하다고 해도 단지 <개구 장애> 정도의 근육통으로 무시할 만하다. 또한 피부 상처를 통해 오염된 흙으로부터 감염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도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세계 보건 기구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적어도 매년 80만 명이 이 균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며, 대부분은 신생아 파상풍에 의한 희생자들이다. 이 병의 치료는 어려우며 또한 성공적이지도 못하다. 특히 제3세계에서는 탯줄을 비위생적으로 자르거나 마무리하기 때문에 병원균이 포자상태로 진흙이나 재, 동물의 분뇨 등에 섞여 있다가 옮겨가면서 감염된다.
  의학 저널 《란셋》1984년 2월 18일자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수단의 주바Juba 마을에서 갓 태어난 82명의 어린이 가운데 1명이 신생아 파상풍에 감염되었고, 이들 110명 가운데 1명꼴로 목숨을 잃었다. 깨끗하지 않은 면도칼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감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탯줄을 묶는 데 쓰이는 뵈르하비아 에렉타(Boerhavia erecta)라는 나무의 실처럼 가느다란 뿌리인 것 같았다. 주바 교육병원과 런던 열대의학 보건학교에서 이 나무뿌리를 가져다가 조사해 보니 과연 파상풍균이 들어있었다. 탯줄을 처리할 위생적인 실과 천만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한 효과가 있겠지만, 가난하고 낙후된 제3세계의 오지에서까지 그 효과를 기대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던 것이다.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또다른 방법은 임산부들에게 파상풍 예방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태반을 통해 면역 항체가 아기들에게도 전해지므로 아기의 피 속에 면역 체계가 미리 자리잡을 수 있다.
  앵거스 피디스 목사가 세인트 킬다 섬의 신생아 사망률이 유난히 높았던 수수께끼를 풀어낸 지 한 세기가 지났음에도 이 미생물에 의해 매년 100만 명에 이르는 어린아이들이 죽어 그들의 어머니들이 애통해한다. 이것은 복잡한 의학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감염을 막아내는 데 필료한 가장 기본적이고 모두가 이해 할 수 있는 예방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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